2026년 11월 3일 화요일

봉투에 2달러를 넣을 수 있는 나라

 

봉투에 2달러를 넣을 수 있는 나라

퓨 NPORS 응답률 30%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우편 규정과 표집틀까지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10월 19일에 「Americans' Use of Social Media in 2026」 팩트시트를 올렸다. 미국 성인의 84%가 유튜브를 쓰고 70%가 페이스북을 쓴다는 자료다. 표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서베이 결과가 아닌 줄 알았다. 2012년부터 플랫폼별 이용률이 날짜와 함께 줄지어 있어서 어디선가 집계한 플랫폼 자료처럼 보였다.

방법론을 열어 보니 전부 서베이였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응답률이었다. AAPOR RR1 기준 30%다. 요즘 조사에서 보기 드문 숫자다.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문서를 따라 읽다가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갔다. 미국은 등기가 아닌 우편 봉투에 지폐를 넣어 보낸다. 우리나라는 규정상 그렇게 보낼 수 없다. 미국은 민간 조사회사가 전국 주소 파일에서 가구를 뽑는다. 우리나라의 가구 표집틀은 통계청 승인 조사와 선거 쪽에 있다. 이 글은 그 차이를 하나씩 확인한 기록이다.

팩트시트의 숫자는 서베이 응답이다

자료원은 NPORS(National Public Opinion Reference Survey)다. 퓨가 2020년에 시작한 연례 조사로 해마다 미국 성인 표본을 새로 뽑는다. 2026년 조사는 1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진행했고 5,511명이 응답했다(표 1). 팩트시트 표에 찍힌 6/18/2026은 플랫폼 집계일이 아니라 실사 종료일이다. 내가 플랫폼 자료로 착각한 데는 이 날짜 표기도 한몫했다.

표 1. NPORS 2026 개요

항목

내용

조사 주체

퓨리서치센터, 실사는 SSRS

모집단

미국 성인

표집틀

미국 우정청 배달 주소 파일(CDS), 표본은 MSG가 제공

표본 설계

인종·학력 분포로 나눈 12개 층의 층화 무작위 추출, 19,860가구

응답

온라인 2,473명, 종이 2,694명, 전화 344명, 합계 5,511명(영어·스페인어)

응답률

AAPOR RR1 3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설계효과 포함)

가중

ACS·NHIS 기준의 인구 변수와 전화 보유 형태, 2024년 대선 투표율과 득표

자료: Pew Research Center, 2026 NPORS Methodology

문항은 단순하다. 온라인 설문은 “Please indicate whether or not you ever use the following websites or apps.”라고 묻고 페이스북, 유튜브, X, 인스타그램 등 11개 서비스를 무작위 순서로 제시한다. 보기는 ‘쓴다’와 ‘쓰지 않는다’뿐이다. 전화 면접 지침에는 응답자가 “거의 안 쓴다”거나 “가끔 쓴다”고 답해도 ‘쓴다’로 입력하라고 적혀 있다.

그러니 유튜브 84%는 접속 기록이나 월간 이용자 수가 아니다. 쓴다고 답한 성인의 비율이고 얼마나 자주 쓰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플랫폼이 발표하는 이용자 수와 나란히 놓고 읽으면 안 된다. 시계열을 쓸 때는 조사 방식이 바뀐 해도 함께 봐야 한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는 전화, 2023년은 웹과 우편, 2024년부터는 웹·우편·전화로 조사했다. 퓨는 차트에 세로선을 그어 이 변경을 표시해 두었다.

NPORS는 소셜미디어 이용률을 재려고 만든 조사가 아니다. 퓨의 주력 조사는 온라인 패널 ATP(American Trends Panel)인데 인구 변수로 가중해도 맞지 않는 값이 있었다. 2018년 GSS와 퓨 전화조사에서 종교가 없는 성인은 약 4분의 1이었지만 ATP에서는 약 32%였다. 민주당 지지와 민주당 성향을 합친 비율도 ATP가 높았다. 퓨는 온라인 패널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덜 종교적인 쪽으로 치우쳤을 가능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래서 퓨는 패널에 속하지 않은 새 표본을 해마다 뽑아 정당과 종교 분포의 기준값을 만들고, ATP 조사마다 이 값에 맞춰 가중한다. 이름의 R이 reference다. 다른 조사의 기준값을 만드는 조사라서 일반 여론조사가 쓰기 어려운 돈과 시간을 쓴다.

30%의 분모

RR1은 AAPOR 응답률 가운데 가장 낮게 나오는 계산이다. 적격 여부를 모르는 사례까지 전부 적격으로 보고 분모에 넣는다. NPORS에서는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은 12,862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19,860가구에서 없는 주소 1,391건과 스크리닝 탈락 12건을 뺀 18,457건이 분모이고, 완료 5,511건을 이 값으로 나누면 29.9%다.

응답 방식별로는 종이가 48.9%로 가장 많고 온라인이 44.9%, 전화가 6.2%다. 종이 응답 2,694건을 빼고 단순 계산하면 응답률은 15.3%로 내려간다. 종이 설문이 없었다면 그중 일부는 온라인이나 전화로 답했을 테니 정확한 비교는 아니다. 그래도 30%의 절반 가까이를 종이 설문이 채운 것은 사실이다(그림 1).

퓨는 NPORS의 응답률이 높은 이유를 여섯 가지로 꼽는다. 응답자는 종이와 온라인과 전화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현금을 준다. 종이 설문은 비싼 Priority Mail 봉투로 보내 광고물과 구분한다. 설문은 약 40문항 7분으로 짧다. 히스패닉 비중이 큰 지역에는 영어와 스페인어 자료를 함께 보낸다. 패널 가입은 요구하지 않는다. 종이와 전화 응답이 온라인 조사를 꺼리는 더 보수적이고 더 종교적인 성인을 데려온다는 설명도 붙어 있다. 기준값을 만드는 조사에서는 응답률 숫자보다 이 설명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접촉 순서는 표 2와 같다. 온라인 단계가 끝나면 응답하지 않은 가구 가운데 배달 가능한 주소에 종이 설문을 보낸다. 현금은 두 번 먼저 나가고 완료 후 10달러가 한 번 더 나간다.

표 2. NPORS 2026 접촉 순서

순서

우편물

배송과 봉투

현금

내용

1

초대장

First-Class, 창문 봉투

1달러 2장

온라인 주소, QR 코드, 무료 전화번호, 비밀번호, FAQ

2

리마인더 엽서

First-Class

없음

응답 요청

3

리마인더 편지

First-Class

없음

응답 요청

4

종이 설문

Priority Mail, 창문 봉투

5달러 1장

편지, FAQ, 설문지, 요금을 낸 반송 봉투

5

종이 설문 재발송

First-Class

없음

설문지 한 부 더

완료 후

사례금

문서에 명시 없음

10달러

온라인·종이·전화 완료자 전원

주: 1번과 4번의 지폐는 봉투 밖에서 보인다. 성인이 둘 이상인 가구는 다음 생일이 가장 빠른 사람이 응답하도록 요청한다.

자료: Pew Research Center, 2026 NPORS Methodology

돈도 적지 않다. 첫 우편의 2달러만 19,860가구에 39,720달러가 나간다. 완료자에게 보낸 10달러는 55,110달러다. 5달러는 발송 가구 수가 문서에 없어 계산하지 못했다.

30%가 어느 정도 숫자인지는 다른 조사와 놓고 봐야 안다(그림 2). 퓨의 전화조사 응답률은 1997년 36%에서 2018년 6%로 내려갔다. NORC의 2023년 RLS III(Religious Landscape Study)는 주소 표본에 사전 현금을 쓰고도 RR1 19.4%였다. 우리나라 쪽 숫자로는 2021년 개인통행실태조사가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중 개인정보 이용 동의자 623만 명에게 문자를 보내 13만 3,326명이 참여했고 응답률은 2.14%였다.

우리 선거여론조사의 응답률을 이 옆에 놓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공표하는 응답률은 접촉한 사람 가운데 끝까지 답한 사람의 비율이고, 여심위가 안내하는 국제기준 응답률은 접촉률에 응답률을 곱한 값이다. 2025년 9월 3주 NBS(제164호)를 보면 공표 응답률은 15.5%다. 통화한 6,466명 중 1,002명이 끝까지 답했다는 뜻이다. 접촉률 35.5%를 곱하면 5.5%가 된다. 2018년 퓨 전화조사의 6%와 비슷한 수준이다.

30%가 최고치라는 뜻은 아니다. 미국 정부 조사는 대체로 60%를 넘고 2016년 GSS는 61%였다. 응답률이 곧 정확도도 아니다. 퓨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네 차례 비교한 연구에서 응답률과 정확도의 관계는 약했고, 개인통행실태조사 논문도 낮은 응답률이 편향을 낳았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민간 기관이 면접원을 보내지 않는 조사로 해마다 이 정도 응답률을 유지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응답률이 높아도 가중은 필요하다

NPORS 응답자의 구성을 보면 30%가 표본 문제를 없애 주는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중 전 사례수는 65세 이상이 1,967명(35.7%)으로 가장 많고 18~29세가 540명(9.8%)으로 가장 적다. 65세 이상이 18~29세의 3.6배다. 여성은 3,082명, 남성은 2,362명이다. 대졸 이상은 2,452명이고 고졸 이하는 1,277명이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65세 이상인 표본을 가중 없이 쓸 수는 없다.

표 3. NPORS 2026 집단별 가중 전 사례수와 표본오차

집단

사례수

표본오차(±%포인트)

18~29세

540

5.3

30~49세

1,569

3.2

50~64세

1,379

3.5

65세 이상

1,967

2.8

고졸 이하

1,277

3.5

대졸 이상

2,452

2.5

자료: Pew Research Center, 2026 NPORS Methodology

그래서 NPORS도 가중을 강하게 한다. 선택 확률을 반영한 기본 가중치에서 시작해 ACS 기준의 성·연령·학력·인종과 지역, NHIS 기준의 전화 보유 형태, 2024년 대선 투표율과 후보 득표에 맞춰 레이킹한다. 전체 표본오차 ±1.8%포인트는 설계효과를 넣은 값이다. 단순 무작위 추출을 가정한 5,511명의 표본오차가 ±1.3%포인트이므로 설계효과는 약 1.9로 계산된다.

설계효과의 일부는 표본 설계에서 나온다. 주소 표집틀에는 지역 자료를 붙여 층을 나눌 수 있어서 NPORS는 히스패닉과 저학력층이 많은 지역을 일부러 많이 뽑는다. 히스패닉이 75% 이상이고 고졸 이하가 65% 이상인 블록 그룹은 모집단의 1.4%지만 표본에서는 9.5%다. 나머지 일반 지역은 모집단의 57.8%인데 표본에서는 42.2%다. 주소만 있어도 어느 동네에 표본을 더 보낼지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우편에 돈을 넣는다

첫 우편을 설명한 문장에서 나는 멈췄다. 1달러 지폐 두 장을 밖에서 보이게 넣어 first-class mail로 보낸다고 적혀 있었다. 우리 감각으로는 이해가 안 됐다. 등기로 보내려면 받는 사람 이름과 연락처가 필요한데 주소만 뽑은 표본에는 그런 정보가 없다. 그렇다고 등기가 아닌 우편에 돈을 넣어 보낼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넣어 보낸다. First-Class Mail은 우편 등급의 이름이고 우리의 일반우편에 가깝다. 미국의 등기인 Registered Mail은 First-Class Mail이나 Priority Mail에 추가하는 별도 서비스인데 방법론 문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미국 우정청의 Domestic Mail Manual 601은 동전과 지폐를 금지 규정이 없는 한 어떤 우편 등급으로든 보낼 수 있다고 적는다. 등기를 의무로 둔 경우는 500달러가 넘는 상업용 현금 거래다.

NPORS만의 일도 아니다. NORC는 RLS III 첫 초대장에서 2달러 지폐 한 장과 1달러 지폐 두 장을 비교했다. 완료율은 두 장이 7.9%, 한 장이 7.2%였다. 네브래스카대 조사연구소는 약 9만 가구에 1달러씩 보낼 일이 생기자 지폐를 작은 봉투에 담아 기계로 봉입하는 방법을 먼저 실험했다. 응답률은 작은 봉투가 26.6%, 손으로 클립에 끼운 방식이 28.1%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사전 현금은 응답 여부와 관계없이 먼저 주는 돈이다. 설명은 보통 두 가지로 한다. 사회 교환 이론은 받은 것이 있으니 답례하려는 마음이 생긴다고 보고, 레버리지-현저성 이론은 조사 주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인센티브가 응답할 이유를 하나 더 준다고 본다. NPORS의 숫자로 보면 19,860가구 중 완료하지 않은 14,349가구(72.3%)에도 2달러가 나갔다. 2만 8,698달러가 응답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완료 1건으로 나누면 첫 우편의 현금은 약 7.2달러로 후불 10달러보다 적다.

지폐를 어떻게 끼울지까지 실험할 만큼 공을 들이는 이유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Mercer 외(2015)는 일반 인구 가구조사의 인센티브 실험을 메타분석해 우편조사의 선불 인센티브가 달러당 효과가 가장 컸다고 보고했다. 2023년 코크란 리뷰에서는 우편 설문 111개 연구에서 금전 인센티브가 응답 오즈를 1.86배 높였다. 금액을 올린다고 효과가 같은 비율로 늘지는 않는다. Mercer 외도 비선형 관계를 보고했고, RLS III 마지막 우편에서는 5달러가 14.8%, 2달러가 12.5%였지만 완료 1건당 인센티브 비용은 34.51달러와 16.29달러였다. 5달러는 응답하기 어려운 가구로 예측된 곳에 보냈으므로 두 값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전화조사는 응답자가 건다

NPORS 응답 방식에 전화가 있는 것도 이상했다. 주소 표본에는 전화번호가 없으니 조사회사가 걸 수가 없다. 문서를 보니 거는 쪽은 응답자였다. 우편물에 무료 전화번호와 비밀번호가 적혀 있고, 응답자가 전화해 비밀번호를 말하면 면접원이 조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답한 사람이 344명이다.

이 구조에서 접촉 채널은 우편 하나뿐이고 온라인, 종이, 전화는 응답 모드다. 웹조사 개요에 표집틀과 함께 푸시 채널을 적어야 한다고 내가 말해 온 이유와 같다. NPORS를 ‘웹·종이·전화 혼합조사’라고만 적으면 표본을 어떻게 접촉했는지 알 수 없다. 퓨가 전화번호 표본에 직접 전화를 걸던 조사의 응답률이 앞에서 본 6%다. 같은 전화라도 표본에게 거는 전화와 표본이 거는 전화는 다른 조사 방식이다.

우리나라 우편에는 현금을 넣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규정부터 다르다. 우편법 시행규칙 제29조는 통화를 우편물로 보내려면 보험통상으로 하도록 정한다. 민원우편만 예외다. 보험통상은 등기를 전제로 전용 봉투에 넣어 배달하는 서비스이고 우체국에서는 통화등기 또는 현금배달이라고 부른다. 보낼 수 있는 금액은 10원부터 100만 원까지다.

요금을 따져 보면 더 어렵다. 규격 우편 25g 이하의 통상요금은 500원이고 등기 수수료 2,400원과 5만 원까지의 통화등기 수수료 1,000원이 붙는다. 사례금을 2,000원으로 잡으면 우편료가 3,900원이다(그림 3). 보내는 돈보다 보내는 값이 더 든다. NPORS 표본 19,860가구에 그대로 적용하면 현금 3,972만 원에 우편료 7,745만 4,000원, 합계 1억 1,717만 4,000원이다. 첫 우편 한 번에 드는 돈이다.

이 계산도 접수가 된다는 가정 아래의 이야기다. 우편법 시행령 제6조는 우편물 겉면에 수취인 성명을 적도록 하면서 등기우편물이 아닌 우편물만 성명을 생략할 수 있게 했다. 등기에는 이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고, 주소만 뽑은 표본으로는 통화등기를 보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름을 안다고 끝나지도 않는다. 등기는 배달할 때 수령인의 서명이나 날인을 받고(시행규칙 제28조),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우체국에 보관했다가 찾아가지 않을 경우 발송인에게 돌아온다. 전용 봉투를 쓰니 창문으로 지폐를 보여 줄 수도 없다.

표 4. 우편으로 사전 현금을 보낼 때 미국과 한국의 차이

구분

미국

한국

일반우편에 현금

금지 규정이 없으면 어떤 등급으로든 가능

통화는 보험통상으로 발송

등기 의무

500달러 초과 상업용 현금 거래

금액과 관계없이 등기가 전제

봉투

NPORS는 창문 봉투로 지폐를 보여 줌

보험등기 전용 봉투

수취인 이름

NPORS 방법론에 이름을 썼다는 언급 없음

등기는 필수, 일반우편은 생략 가능

수령 확인

NPORS 방법론에 서명 절차 언급 없음

수령인 서명 또는 날인

2달러(2,000원) 보내는 비용

일반 우편 요금

우편료 3,900원, 봉투값 별도

자료: USPS Domestic Mail Manual 601; 우편법 시행령 제6조; 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제28조·제29조; 우정사업본부 요금표

표집틀만 보면 우리도 가진 것이 있다

처음에 나는 두 나라의 차이가 거주 가구 주소 표집틀의 유무에서 시작한다고 봤다. NPORS 표본은 미국 우정청 배달 주소 파일에서 뽑았고 민간 업체 MSG가 제공했다. 민간 조사회사가 표본 업체를 거쳐 전국 주소 표본을 받는 구조다.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 민간 조사회사는 이런 표본을 살 곳이 없다. 이 파일도 완벽하지는 않아서 NPORS 표본 19,860건 중 1,391건(7.0%)은 없는 주소였다.

우리나라에도 주소 자료는 있다. 행정안전부는 건물 단위 도로명주소 DB를 이용 목적 심사를 거쳐 제공하고, 주소 검색 API로 동·층·호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이 자료만으로는 그 집에 사람이 사는지 알 수 없다.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의 상세주소는 소유자나 임차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부여하기 때문에 빠지는 곳도 생긴다.

통계청(지금의 국가데이터처) 조사구는 다르다. 승인 조사를 하면 조사구 자료를 받는데 여기에 가구 세부주소와 요도가 들어 있다. 서울시복지실태조사를 보면 등록센서스 조사구를 먼저 뽑고 그 안에서 가구를 계통추출한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주민등록지와 관계없이 상주지를 기준으로 하고, 등록센서스 전수 자료의 갱신 주기는 5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해마다 비용을 들여 관리하는 자료라서 현행성만 보면 아직 이만한 틀이 없다고 나는 본다.

가장 큰 틀은 선거 쪽에 있다. 선거 때마다 집으로 공보와 투표안내문이 오는 것을 보고 나는 국가가 가구 표집틀을 갖고 있다고 짐작했다. 짐작이 맞았다. 구·시·군의 장은 주민등록을 바탕으로 선거인명부를 만들고 여기에 성명, 주소, 성별, 생년월일을 적는다(공직선거법 제37조).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세대별로 선거인의 성명과 투표소 위치를 적은 투표안내문을 매 세대에 보낸다(제153조). 21대 대선 때 인천에서만 약 140만 세대에 공보와 안내문을 발송했다.

세대주 명단도 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의정활동 보고서를 우편으로 보낼 때(제111조), 예비후보자는 홍보물을 우편으로 보낼 때(제60조의3) 세대주의 성명과 주소를 신청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의 한도는 선거구 세대수의 10%이고, 신청 서식에는 대상을 지역별·연령별·성별로 특정해 적게 되어 있다.

조사하는 사람 눈으로 보면 부러운 틀이다. 이름과 나이까지 있어서 미국 주소 파일보다 정보가 많고 주민등록 기반이라 유권자는 사실상 전수다. 포괄성과 정확성만 따지면 이 정도 표집틀은 없다. 다만 여론조사 표집에 쓸 수 있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명부 사본을 신청하는 쪽은 후보자와 선거사무장 등이고,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없으며 영리 목적으로 쓸 수도 없다(제46조). 전입신고 없이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은 이 주소로 찾을 수 없고 유권자가 아닌 거주자는 처음부터 빠진다.

표 5. 표집틀별 포괄성, 정확성, 현행성 비교

표집틀

포괄성

정확성

현행성

민간 조사 접근

미국 우정청 주소 파일

거주 주소 전체가 표집 대상

NPORS 표본의 7.0%는 없는 주소

우편 배달 자료

표본 업체에서 구입

도로명주소 DB

건물 기준으로 넓음, 상세주소 일부 누락

거주 여부를 알 수 없음

변동분 자료 제공

이용 목적 심사 후 제공

통계청 조사구

상주지 기준, 가구 세부주소와 요도 포함

현지 확인을 거침

넷 가운데 가장 앞섬

승인 조사에 제공

선거인명부·세대주 명단

유권자는 사실상 전수, 비유권자는 제외

등록 정보는 정확, 실거주와 다를 수 있음

선거 때 작성

후보자·의원 쪽에만 제공

주: 칸의 평가는 공개 자료와 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틀이 있어도 우편을 쓰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면 처음 세운 설명을 고쳐야 한다. 승인 조사는 조사구로 세부 가구주소까지 받는데도 우편조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 표집틀이 없어서 우편조사를 못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본다. 첫째는 조사구의 구조다. NPORS의 19,860가구는 전국에 흩어져 있어 면접원을 보내기 어렵지만 우편은 먼 곳도 가까운 곳도 요금이 같다. 우리 조사구 표본은 한 곳에 모여 있다. 2009년 통계청 표본관리 지침을 보면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조사구당 평균 20가구였다. 면접원이 한 동네에서 여러 집을 돌 수 있으니 우편으로 바꿀 이유가 약하다. 둘째는 앞서 본 현금이다. 우편조사에서 달러당 효과가 가장 큰 수단이 사전 현금인데 우리는 그것을 일반우편 봉투에 넣을 수 없다. 응답률을 올릴 수단이 없는 방식을 굳이 고를 조사기관은 많지 않다.

국내에 우편 회수율 실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도시연구에 실린 여객 O/D 조사 실험은 우편엽서 규격과 기념품 제공 여부에 따라 회수율이 유의하게 달랐다고 보고하면서 기념품 선지급을 권했다. 현금이 아니어도 먼저 주는 방식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다.

참조조사가 없다는 것

이 이야기가 우편 규정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는 NPORS의 용도에 있다. 퓨는 온라인 패널의 치우침을 NPORS 기준값으로 바로잡는다. 우리 웹조사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 2024년 WAPOR 공동 발표에서 나는 조사회사 패널의 정치 성향 치우침을 다루면서 NBS의 정당 지지 분포를 기준으로 썼다. 약 5만 명의 프로파일 조사를 NBS 기준으로 가중하고 그 가중치를 크기 변수로 삼아 PPS 표집을 하는 방식이었다. NBS는 좋은 조사지만 앞에서 본 대로 전화면접이고 응답률을 곱해 보면 5%대다. 기준으로 쓰는 조사의 응답률도 낮다.

한국판 NPORS를 그려 보면 표집틀은 조사구나 주민등록 기반 자료, 접촉은 우편, 응답은 웹과 종이가 된다. NPORS의 요소를 하나씩 옮겨 보면 대부분은 우리도 할 수 있다(표 6). 문제는 둘이다. 표집틀을 이 용도로 쓸 수 있느냐와 사전 사례를 무엇으로 하느냐다.

표 6. NPORS의 요소를 우리나라로 옮기면

요소

NPORS

우리나라

전국 주소 표본

표본 업체에서 받음

민간 조사가 받을 곳이 없음

이름 없는 초대장

First-Class Mail

일반우편으로 가능, 규격 500원

사전 현금

일반우편 봉투에 지폐

통화등기만 가능, 이름 필수

후불 사례

완료자에게 10달러

가능, 모바일 상품권 등

종이 설문과 반송

요금을 낸 반송 봉투

가능, 요금수취인 부담 제도 있음

응답자가 거는 전화

무료 전화번호와 비밀번호

가능, 수신 면접 인력이 필요

주: 우리나라 칸은 이 글에서 확인한 규정과 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확인하지 못한 것과 시험해 볼 것

두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나는 승인 조사가 받은 조사구 주소로 우편을 보내 웹 응답을 받아도 되는지다. 된다면 NPORS에 가장 가까운 방식이 되겠지만 표본이 조사구로 묶이는 군집 문제는 남는다. 다른 하나는 일반우편에 현금을 넣었을 때의 제재다. 우편법 제17조가 예로 든 우편금지물품에 현금은 없고, 벌칙 장에서 시행규칙 제29조 위반을 따로 처벌하는 조문도 찾지 못했다. 금지물품 고시 본문은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의 ‘넣을 수 없다’는 처벌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현금을 보내는 공식 경로가 보험통상뿐이라는 뜻이다.

주소 표본에 초대장을 보내는 일 자체는 막혀 있지 않다. 일반우편은 수취인 성명을 생략할 수 있고 규격 우편이면 19,860통에 993만 원이다. 통화등기 우편료의 8분의 1 수준이다. 막힌 것은 봉투에 넣을 사전 사례다.

그래서 현금 말고 무엇을 먼저 줄 수 있는지 시험해 볼 만하다. 앞의 O/D 실험처럼 기념품을 넣는 방법이 있고, 초대장에 모바일 상품권 번호를 인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후자는 내가 찾은 국내 실험이 없고 우편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도 먼저 따져 봐야 한다.

미국 조사회사가 실험하는 것은 지폐를 한 장 넣을지 두 장 넣을지다. 우리는 봉투에 무엇을 넣어도 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참고자료

김성중·김양혁·조종석·조성겸(2023). 웹/모바일 설문조사의 효과성 평가: 2021년 개인통행실태조사 사례연구. 조사연구 24(2), 17-40.

서울도시연구. 우편조사를 이용한 여객 O/D 조사의 회수율 제고 방법. kci.go.kr ART001263429.

공직선거법 제37조·제46조·제60조의3·제65조·제111조·제153조; 공직선거관리규칙 별지 제15호의4서식.

서울특별시. 서울시복지실태조사 통계 개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아이뉴스24(2025). 대선 D-15, 인천 140만 세대 공보·안내 발송.

우정사업본부. 국내 통상우편 요금 및 수수료(2026년 7월 기준).

우편법(법률 제21498호); 우편법 시행령 제6조; 우편법 시행규칙(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 제154호).

전국지표조사(2025). 제164호 2025년 9월 3주 보고서. 한국사회과학자료원(KOSSDA).

제주방송 JIBS. 유권자는 여론조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통계청 표본관리과(2009). 가구조사 표본관리 업무 자료.

통계청(2014). 인구주택센서스의 국가통계 활용 현황 연구.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내비게이션용DB; 상세주소 표시 API. 공공데이터포털.

Bureau of Sociological Research,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2024). Incentive Packaging Technical Paper.

Edwards, P. J. et al.(2023). Methods to increase response to postal and electronic questionnaire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MR000008.

Kennedy, C., & Hartig, H.(2019). Response rates in telephone surveys have resumed their decline. Pew Research Center.

Keeter, S. et al.(2017). What Low Response Rates Mean for Telephone Surveys. Pew Research Center.

Mercer, A., Caporaso, A., Cantor, D., & Townsend, R.(2015). How Much Gets You How Much? Public Opinion Quarterly 79(1), 105-129.

Pew Research Center(2025). How Pew Research Center Uses Its National Public Opinion Reference Survey (NPORS). Pew Research Center.

NORC(2025). Analyzing Incentive Form Effects; Analyzing Incentive Amount Effects. Research Brief.

Pew Research Center(2026). Americans' Use of Social Media in 2026; 2026 NPORS Methodology; 2026 NPORS Questionnaire.

USPS. Domestic Mail Manual 601; Registered Mail: The Basics.

봉투에 2달러를 넣을 수 있는 나라

  봉투에 2 달러를 넣을 수 있는 나라 퓨 NPORS 응답률 30% 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우편 규정과 표집틀까지 퓨리서치센터가 2026 년 10 월 19 일에 「 Americans' Use of Social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