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8일 월요일

여론조사에서 '필요하다'의 마법(?)

   우리나라 여론조사에서 유독 많이 활용되는 단어가 있는데...그것은 '필요하다(반대로 필요하지 않다)'이다...그러나 설문지에서 이 단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가지 설문과 그 결과로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우선 아래 조사는 MBC-코리아리서치가 지난 9월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중 김건희 여사 특검 관련한 문항인데...'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로 물어보았다. 결과는 필요하다 62.7%였다.




  다음은 비슷한 시기에 SBS-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9월 8,9일 실시)로 MBC와는 달리 필요여부로 묻지 않고 적절한지 여부로 물어보았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55% 였다.



  비슷한 시기에 MBC와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 모두 김건희 여사 특검과 관련한 조사를 하였고, 두 조사 모두 특검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지만 그 강도는 매우 다르다. MBC는 60%를 넘은 반면, SBS 조사에서는 과반을 약간 넘은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한 것인가? 예상대로 질문과 보기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필요하다'의 마법(?)이 발동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게 과연 얼마나 있을까? 왠만하면 필요한 거 아닐까?

  그래서 결론은 대립되는 이슈를 물을 때 '필요한지 여부'로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왠만하면 '필요하다'는 보기가 더 많이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필요 여부로 문항을 만든다면 어떤 평가를 받을까?
  "귀하께서는 개인이 총기를 소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2022년 11월 14일 월요일

우리나라 통계청 온라인조사 설문의 문제점은?

  우리나라 통계청의 온라인조사 설문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어떤 조사던 상관없이 종이설문지 포맷과 최대한 비슷하게 프로그래밍 한다는데 있다.

  아래 온라인조사 화면은 5년마다 시행하는 공무원총조사의 온라인 조사 화면이다. 보시다시피 종이설문지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왜 문제일까? 종이설문지와 동일하니 측정에 있어 모드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어 좋은 거 아니야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측정에 있어 모드효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걸 간과한 거 같다. 

  무엇이 문제인가?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온라인 설문 포맷으로는 스마트폰 조사를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두 번째로는 프로그램이 상당히 무거워지면서 전체적으로 느리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온라인조사에 접속했다가 조사를 끝까지 못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통계청에서 하는 조사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한 번만 해보면 이 문제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대표적으로 미국의 ACS 조사를 보면 스마트폰에서도 조사가 가능하도록 페이지가 아닌 문항 베이스로 온라인 설문이 구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화면 구성은 현재 조사회사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조사 화면과 동일하다. 종이설문지와는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즉 온라인 설문에 맞게 구성된 것이다.



  답은 보시다시피 명확하다. 우리나라 통계청은 온라인 설문을 종이설문지와 동일한 포맷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한다.